인천에서 집에 갈때 경의선을 타기 위해 종종 서울역을 이용한다.
평소처럼 표를 끊고 시간이 남았길래 따뜻한 캔커피를 하나 사들고 밖으로 나왔다. 서울역에 올때마다 느끼지만 모두들 바쁜듯 하다. 사람사람 사이에 신경쓰지 않고 다들 바삐 어디론가 향해서 걷고 뛴다. 커피를 홀짝거리면서 사람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노숙자로 보이는 그는 이 사람 저 사람에게서 동전을 구걸하고 있는듯 보였다. 그에게 신경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시선을 피하는 사람, 아예 무시하는 사람. 나 역시 시선을 피하고 만다. 그리고선 다시 주위를 살펴보다 문득 한없이 대조적인 광경에 이질감을 느꼈다. 그와 비교해서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잘나 보였다. 그래, 능력이 있고, 그만큼 노력을 했으니 보상을 받은 것일거다.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당연한 것 아니던가. 최소한의 노력이라면 저렇게 구걸을 해야할 이유가 없을텐데 말이다. 그러니 이건 그 사람의 잘못일게다. 다만 한가지 의문이 든건 피자헛에서 나오는 중학생또래로 보이는 무리를 발견했을 때였다. 과연 저 아이들은 스스로가 풍요롭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스스로의 노력이 아닌 부모를 잘 만난 덕에 그와같은 풍요를 향유함을 알고 있을까. 허나 나 역시 저 아이들과 다를게 없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커피를 들고 있는 내 손이 하염없이 부끄러워져서 누가 볼까 역사 안으로 도망쳐 들어왔다. 그 덕분인지 아까 표를 끊고 커피를 살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당신보다 더 큰 보따리를 양쪽에 끼고 계신 할머니, 찬바닥에 누워 쉬고있는 파업중인 노동자들, 하지만 잘난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을 안중에 없는 듯 하다. 모두 자기 갈 길만을 간다. 나 역시 시간에 맞추어 기차를 탄다.
서울역은 부산하지만 한편으론 소름끼칠 정도로 고요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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