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8년 12월 29일.
이렇게 한 해가 저물어간다.
여기저기서 달력을 하나씩 나눠 줄 무렵부터
송년회가 되었든 망년회가 되었든 술자리가 잦아지기 시작하면서부터
또 이렇게 한 해가 끝나간다라는 생각이 들다가
크리스마스를 지내고 나면 그러한 느낌은 곧 현실로 다가온다.
2008년도 이제 48시간이 남았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오늘에서야 받아들고 돌아오는 길에
보이는 서점에서 다이어리를 하나 골라 들었다.
매년 언제나 그렇듯 정성스레 고르고 고른 다이어리지만,
난 다이어리라는 물건을 좀 체 제대로 써본 기억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적지 않은 돈을 줘가며 플래너를 구입하는건
대책없이 살아온 지난 한 해에 대한 후회와 반성일 것이다.
#2.
한해를 정리를 시작하다보면 인간관계를 한번 쯤 돌이켜 보게 된다.
새로 알게 된 사람들과 흘러가는 시간의 무게 속에 멀어져 버린 사람들.
항상 이 맘때 쯤엔 핸드폰 전화번호부를 들춰봤던것 같다.
하지만 올해 동안 네 번의 고장을 거친 핸드폰에는
이젠 낯선 이름들도, 옛 이름들도 없다.
낯선 이름들, 기억나지 않는 번호들은 왜 이리도 많았으며
추억속에 묻혀버린 반가운 이름들에게 연락할 용기는 왜 없었는지 후회가 든다.
시간이 허락될때 (올해 안이었으면 좋겠지만 그건 힘들것 같고)
고물덩어리가 되어버린 핸드폰의 전화번호부를 찾아야겠다.
다행히도 아직 버리지 않은 옛 고장난 핸드폰은
이제 내게 고물덩어리가 아닌 보물상자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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